Page 4 - 대한진단검사정도관리협회 뉴스레터 VOL132 (2025년 09월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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04 Newsletter from Korean Association of External Quality Assessment Service
1. 관심의 시작
어쩌다 ICG 어쩌다보니 ICG test의 외부정도관리 물질을 제조하는 프로그램의 책임자가 된지 5년차가 되었다. 그 전
에 전국의 ICG test 현황을 조사하겠답시고 50여개 대학병원에 설문지를 보낸 것까지 합하면 7년쯤 되었
다. 이렇게 지난 날을 술회할 지면을 주시니 잠깐 그 시작과 수고해주었던 사람들을 돌이켜보게 된다.
시작은 14년전 전공의 2년차였다. 당시 ICG test는 R 15 %값 하나만 달랑 나감에도 전공의가 직접 검증
이원의료재단 해야하는 항목이었다. 간으로 가는 혈류 및 간의 색소 흡수 능력을 보는 검사니, 대략 15분 흡수 후 잔량
문 수 영 이 5% 이하면 정상이고 30% 이상이면 간 절제하다가 간기능부전에도 빠질 수 있다는 문구를 추가해서
(간행위원)
결과를 내고 있었다.
그러다 한번은 60%? 정도로, 사람에서 나오기 굉장히 힘든 수치가 한번 올라온 적 있었다. 지금도 남아있
는 호기심이 발동하여, 이전에 이런 수치가 나온 적이 있는가 검색을 해봤다. 거기서 200%가 넘는 수치를
본 광경은 지금도 생생하다. 아니 어쩌다 이런 결과가 나갔단 말인가? 이를 해석하면 환자 몸에서 이 초록
색 색소를 더 생산해서 혈중으로 내보냈단 이야기였다 (당시 했던 드립도 생각난다. 이 사람 슈렉인가?).
일단 엑셀과 흡광도 수치 등에 별 이상이 없는 걸 확인하고 검사실에 가서 자초지종을 물었다. 들은즉슨 장
비나 결과나 QC나 이상이 없는데, 가끔 주사후 15분 검체에서 초록색이 과도해질때가 있다고 하였다. 이
에 해당 병동에게 연락했더니, 0분과 15분에 인턴 선생님이 매우 정확하게 주사하고 채혈하여 보내고 있
다고 이야기하였다.
이때부터 생긴 버릇일 수도 있는데, 일단 검사실에서 뭔가 오류가 터지면, 책임자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
보고, 검사실로 가서 실무자가 이 일을 어떻게 하는지 똑같이 재현해본다. 보통 본인이 잘 인지하지 못하
는 어떤 과정에서 우연히 실수가 섞여 들어간 경우가 많고, 그에 대해 3자의 눈으로 함께 보면 상세한 원
인이나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도 한다.
아무튼 올라가보니 상기된 표정의 여름철 외과 인턴 선생님이 본인은 시간 딱 맞춰서 양도 맞춰서 채혈을
잘했는데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었다 (당시 우리 과 인턴 선생님과 같이 갔던 듯한 기
억도 있다). 그래서 인턴 선생님이 ICG 용액을 어떻게 제조하고 15분 검체를 어떻게 채혈하고 튜브에 넣
는지까지 관찰했는데 몇번 봐도 별다른 오류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았다.
그러다 이 선생님이 ICG 용액을 만들 때 사용한 주사기와 니들팁을 바로 버리지 않고, 15분 후 환자로부
터 채혈할 때 사용하는 것을 보았다 (사실 같이 간 인턴 선생님이 발견했을 수도 있다). 이러면 니들에 남
아있는 초록색 원액이, 환자 몸에서 희석되지 않고 채혈 시 검체에 섞여 들어가서 초록색 serum으로 둥
둥 뜨게되는 것이었다. 유레카! 눈에 보이지 않아도 초록색 색소가 팁에 남아 있는 것이니, 이 팁과 주사
기는 깔끔하게 버리고 새 주사기를 쓰라고 한 후에는 이런 결과가 다시 나오지 않았다. 절약 정신이 투철
한 인턴에게는 크게 뭐라고 하지 않았다. 이런 내용을 과 내에서 발표하니 신기하다 하면서 결과를 계속
열심히 볼 것을 격려해주셨던 김의종 선생님이 아직 기억에 남는다.
사실 우리 과에서 내보내는 수많은 검사들 중에 저런 것이 많을 것이다. 그래도 검사자 및 전공의의 눈으
로 보고 한번 더 의심하는 과정을 거치면 좋겠다는 의미로, 몇 번 이야기하곤 했었는데. 요새는 어떻게 흘
러가고 있을지 모르겠다.
2. 정도관리의 시작
그렇게 전임의를 마치고 또 어쩌다보니 머나먼 부산에 3살 아들, 100일 딸의 아빠가 부임하게 되었다. 당
시 서울 아파트 급등의 시기에 전세 주말 부부가 어찌 살았는지는 차치하고… 와이프 일기의 표현으로는
나름 청운의 꿈 같은게 있던 시기였다. 날마다 밤늦게까지 열일하고 있던 와중에, 검사실에서 ICG 결과지
를 들고와서 묻는다, 이거 QC를 어떻게 할까요? 양산에 있던 같은 뿌리의 병원에서도 같은 이야길 한다,
똑 같은 프로토콜로 채혈 및 검사하고 똑 같은 엑셀로 계산하는데 어찌 이렇게 다른 값이 나올까요? 여기